따듯한 손길 경희 일리 한의원
따듯한 손길 경희 일리 한의원
아플 때 종종 병원 대신 한의원을 찾는 이들이 있다.
그 이유는 꽤 명확하다. 보다 프라이빗한 치료를 받을 수 있고, 안온한 분위기 속에서 내 말을 귀 기울여 들어 준다는 것.
신(身)이 좋지 못하면 심(心)도 요동친다. 심신이 골고루 지친 상태에선 부드러운 말 한마디, 따뜻한 손길 한 번도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되는 인생에서 나만의 안식처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위안이 된다.
‘경희 일리 한의원’은 신뢰감과 편안함을 지향한다. 차분하고 고요한 분위기로 아픈 이들을 맞는다.
방문자들이 현실에서 벗어나 육체적, 정신적으로 편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돕는 일을 우선 목표로 삼는다.
설계팀은 인위적 치료가 아닌 자연적 치유, 신체와 정신을 유기적으로 치료하는 한의학의 본질에 부합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작은 부분들까지 함께 어우러지도록 했다.
환자를 위하는 공간, 디테일이 녹아든 공간은 그저 안에 있는 것만으로 편안하고 따뜻해지는 안식처의 모습을 띤다.
공간에는 고즈넉하면서도 정돈된 분위기가 감돈다. ‘한지’ 및 ‘나무’라는 재료, 그리고 ‘선(線)’의 요소는 그런 ‘느낌’을 풀어내는 데 일조한다.
대기실과 진료실 벽면 곳곳에 사용된 한지는 부드럽고 포근한 질감을 자랑한다.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다크 우드 프레임과 한지에서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조명으로 채워진 동양적 파사드가 눈에 띈다.
이 동양풍 파사드는 방문자를 반갑게 맞이하는 ‘환대’의 의미로 다가오는 동시에, 공간을 통해 전달하고자 한 ‘자연스러운 치유’를 은유한다.
벽면이나 천장, 가구, 조명 등에는 모두 일렬로 된 선이 존재한다.
선과 선이 만나 그리드 형태를 이루는 모양도 볼 수 있다. 벽 선반과 그 밑에 둔 선반 가구는 아래위로 나란히 놓여 끝과 끝이 딱 맞아떨어진다.
오차 없이 그어진 선들은 공간이 칼같이 정리된 듯한 깔끔함을 선사하고, 공간의 흐름을 하나로 잇는다.
선이야말로 동양미(東洋美)를 드러냄으로써 동양 의학인 한의학과도 연결되는 중요한 요소다.
투박한 돌의 물성을 살린 인포데스크는 약전실 벽체와 맞닿아 있어 조제 및 탕전 과정에 대한 투명성을 보장한다.
고유 이미지로 오래 기억될 수 있도록 마련한 장치
곳곳에 배치된 달항아리와 자기(瓷器)들은 채움과 비움의 균형 있는 조화로 수수하고 자연스럽게 동양적 공간의 의미를 확장한다.
치료실에는 우드 프레임 파티션 같은 디자인 요소를 적절하게 도입해, 물리적인 의료 행위뿐만 아니라 공간이 머금고 있는 분위기로 온전한 휴식을 선사한다.
치료실 한편에는 파우더룸을 구비해 방문자를 배려했다.
일리一理. 정당한 도리와 이치에 부합한다.
그 의미처럼 경희 일리 한의원은 치료의 중심이 환자라는 이치를 따른다. 공간에는 한 명 한 명을 진심으로 대하겠다는 마음이 묻어 나온다.
패브릭 사이로 스며들어 몸을 감싸는 햇살을 만끽하며 치유의 시간을 이곳에서 경험하길 바란다.
번잡한 세상사에서 잠시 고개 돌린 채 모든 소음과 멀어져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하는 시간, 비로소 우리는 회복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