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 비통 메종 서울 Louis Vuitton Maison Seoul
루이 비통 메종 서울 Louis Vuitton Maison Seoul
지난 10월 31일 청담동 명품거리 한가운데 ‘루이 비통 메종 서울(Louis Vuitton Maison Seoul)’이 문을 열었다.
현대 건축의 거장 프랭크 게리(Frank Gehry)가 한국 전통과 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외관을 설계하고
예술과 건축의 조화로움을 추구하는 건축가 피터 마리노(Peter Marino)가 인테리어디자인을 맡아 그 시작부터 관심이 모아졌다.
특히 루이 비통 메종 서울의 오픈은 한국 문화와 그 연결고리가 더욱 깊어지는 계기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프랭크 게리의 트레이드마크가 새겨진 이곳 건축물은 곡선형 유리를 주재료로 삼은 특수 제작 패널 각각을 맞춤형 메탈 격자에 부착하여 시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구조를 이룬다.
지그재그 형태의 입구와 쇼윈도를 시작으로 테라스까지 건물의 구조 전체를 덮고 있는 유리와 상부의 일렁이는 루버 형식(Louvered)의 유리 패널들이 어우러져 구름 위로 떠오르는 듯하다.
마치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듯 하얀 석조로 이뤄진 건물 벽과 기본 구조는 그 느낌을 한층 더 강조하며 완성도를 높인다.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국내 첫 건축물로서의 의미와 더불어 루이 비통 메종 오픈을 기념해 그가 고안한 스페셜 쇼윈도가 공개되기도 했다.
쇼윈도의 다채로운 컬러감이 돋보이는 나무 형태의 종잇조각 조형물 각각은 마치 사람의 손에 의해
구겨진 한 장의 종이를 연상시키며, 화려한 색감의 루이 비통 기성품 컬렉션과 조우하여 대조를 이룬다.
전체 규모는 지하 1층부터 4층까지 총 5개 층으로, 하우스의 다채로운 컬렉션을 비롯해 다양한 예술 작품을 고루 갖추고 있으며,
4층에 자리한 에스파스 루이 비통 서울(Espace Louis Vuitton Seoul)에서는 알베르토 자코메티(Alberto Giacometti)의 개관특별전이 1월 19일까지 진행된다.
프랭크 게리가 디자인한 건물의 인테리어를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가.
그렇다. 게리가 디자인한 외관의 파도치는 모습을 강조하기 위해 인테리어는 미시언(Miesian, 미즈 반 데어 로에의 작풍을 의미) 방식으로 설계했다.
특히 내부에 사용된 스톤 소재는 외부로부터 흐르듯이 이어지고 있다. 거대한 사각형의 역동성은 건축적 특징인 바로크 양식의 유리 창문과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프랭크 게리는 한국 전통의 건축물과 민속 문화에서 모티프를 얻었다. 인테리어는 어떠한가.
내가 서울에 대해 특별하게 느낀 점은 산을 배경으로 한 건축물의 로맨틱하고 아름다운 이미지이다.
서울 도심 자체는 복잡한 대도시이지만 다양한 스타일과 건축 유형이 어우러져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게리가 한국 문화로부터 영감을 받아 설계한 시각적으로 압도적인 건물 모습을 강조하고자
그에 대응하여 매장 내부에 대담할 정도로 간결한 유광 석조(polished stones)를 사용했다.
또한 외부의 요소들을 내부로 끌어들여 석회석으로 마감해 거의 모든 인테리어 표면이 돌로 되어 있다.
3층 규모의 넓고 거대한 공간은 미시언 그리드에 맞춰 톤다운된 소재로 우아함과 차분함을 살려내기도 했다.
항상 그러하듯 예술 작품은 당신의 공간 콘셉트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메종 곳곳에서도 마크 해건(Mark Hagan), 마르첼로 로 구이디체(Marcello Lo Guidice), 브랜든 스미스(Brendan Smith),
루이지 마이놀피(Luigi Mainolfi), 마틴 클라인(Martin Kline), 하모니 하몬즈(Harmony Hammonds), 베르나르 오베르탱(Bernard Aubertin),
안젤름 라일(Anselm Reyle)까지 현대미술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주로 밝은 색감의 작품들을 매장 곳곳에 배치하였다. 예술 작품은 스스로 숨 쉴 공간이 필요한,
인테리어디자인의 일부이기에 나는 결코 작품과 제품을 나란히 두지 않는다. 판매하는 제품들과는 달리
이 예술 작품들은 천장에 걸려 있거나 한 켠에 작품만의 고유한 영역을 차지하며, 근본적으로 예술 작품 그 자체를 감상할 수 있도록 신경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