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틀 부리토 / Brutal Burrito
브루틀 부리토 / Brutal Burrito
상업공간을 개조한 레스토랑 브루틀 부리토(Brutal Burrito)는 격식 없는 시장 매대,
판매 현장 또는 푸드트럭 등과 관련된 접근 방식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모든 코너에 산재하는 일시적인 공간 모습을 띤다.
이 프로젝트는 공간을 ‘옷 입는 몸’으로 여겨, 벗은 부분과 입은 부분을 구별한다.
기존 공간은 입지 않은 채로 남기고 주변 보도의 물성을 반영하는, 회반죽을 바른 거친 면과 바닥을 바탕으로 다듬지 않은 심미성을 드러낸다.
직물로 구성된 구조는 식사 공간을 구분한다. 특별한 경우에 공간을 꾸미거나, 축하연에 맞는 복장을 하거나, 그날그날 작업복을 입는다.
공간을 분리하기 위해 펼쳐진 직물은 물을 튕겨내기 위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고, 햇빛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무광 처리됐다.
공간은 거리 같은 분위기와 대조를 이루기 위해 다소 고전적인, 내부 공간의 경계를 정하는 아케이드를 사용한다.
탈부착이 가능하고 거의 일회성이라는 조건은 공간에 특정한 자발성을 부여하여, 실제로 그곳에 속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반면에 주방 요소는 고정된 위치에 놓였다.
음식 준비나 제공을 위한 위생적 마감재로 스테인리스스틸을 사용하여, 기능적이고 기술적인 미학을 표현했다.
주방 밖으로 확장된 천장이 금속성 반사를 일으키며 나머지 공간으로 침투해, 바 카운터 양면의 차이를 약화시킨다.
모든 주방 요소 중에서 두 가지가 가장 눈에 띈다.
첫 번째는 주로 멕시코에서 사용되는 전통적인 요리 도구를 개조한 도기 내열판 ‘코말’이다.
이는 실질적, 상징적으로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며, 부르틀 부리토가 개발한 모든 요리 작업을 보여준다.
두 번째는 토르티야를 만들기 위해 특별히 개발된 기구인 토르티야도라로, 라틴 아메리카 이외에서는 거의 볼 수 없다.
브루틀 부리토를 위해 디자인된 가구는 스페인에서 작은 술집과 레스토랑의 야외가구 제작에 주로 사용되는, 알루미늄 튜브를 구부리는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테이블 상판과 좌석의 소재로는 음식을 자르고 저미는 데 사용되는 고밀도 도마를 선택했다.
이러한 요소들로 대형 공용 테이블 두 개를 만들었다.
번화한 쇼핑가의 중심에 위치한 이곳은 출퇴근하는 사람, 젊은 에너지로 북적이는 학생,
바다의 파도를 찾는 서퍼,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 등을 비롯한 다양한 개인이 오가는 장소다.
미용실이 입주한 곳은 대형 주택 건설업자가 새로 지은 건물로, 1층은 미용실이고, 2층과 3층은 주거 공간이다.
각 층의 출입구는 거리에 면해 병렬되어 있다.
건물 외부는 일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효율적인 시공인 판벽과 알루미늄 새시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교외에서 유년을 보낸 사람들에게 친숙한 풍경이 된다.
교외에서 자란 디자이너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이러한 산업화된 풍경에 대해 약간의 의구심을 가지면서도 사람들에게 이 요소들이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장면이라는 것을 인식했다.
모순을 안고 있는 풍경들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했다.
의뢰인의 요청은 필요한 좌석 수를 확보하고, 전형적인 미용실과 다르게 보이도록 설계하는 것뿐이었다.
좁은 진입로가 넓은 방으로 이어지고 필요한 시설을 설치하는 데에 공간 대부분이 자연스레 채워지기 때문에, 평면계획에 접근하는 자유가 제한적이었다.
유통되는 건재나 흔히 쓰이는 자재를 사용할 때 약간의 변주를 줘, 공간 내 사물이나 공간 외관에 낯선 느낌을 부여했다.
일반화된 외관을 적용하면서도 지금까지와는 어딘가 다른 풍경을 만들어, 이용자들이 그 다름을 알아차릴 수 있는 공간 조성을 목표로 했다.
LGS(Light Gauge Steel, 경량 형강)로 마감된 벽, 전기 콘센트가 내장된 이동식 테이블,
바닥 타일 이음새에 맞춰 바닥에서 튀어나온 스툴, 옷걸이 겸용 조명 등 사용과 규모에서 예상을 벗어난 디자인을 제작했고,
이런 어긋남을 자연스럽게 의식하도록 방해가 되지 않는 디테일을 가미했다.
이 프로젝트는 기억과 진보 간 상호작용에 대한 증거로, 동시대의 효용과 시대를 초월하는 향수 사이의 틈을 메우는 평범함을 거부한다.
연속적인 선형 조명 기구는 거리에서 시선을 유도하여 미용실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고 다소 생소한 느낌을 자아낸다.
이 공간이 전형적이지 않길 바랐던 의뢰인의 요청에 따라 어떤 섬세한 경이로움을 일으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