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탑리 보통사람기념관 Memorial of Everyman
수탑리 보통사람기념관 Memorial of Everyman
설계팀 Wutopia Lab은 상하이 북쪽 양쯔강에 위치한 충밍 현의 한 폐급수탑을 기념관으로 탈바꿈시켰다.
건축주는 버려진 급수탑을 카페나 특색 있는 스위트룸으로 계획하기를 바랐다.
근처에 위치한 콘퍼런스센터 호텔의 보완적 공간이 되기를 바라서였다.
그러나 프로젝트 배경에 대해 논의하던 중 어떤 의인에 대한 일화를 들은 디자이너는 그에 큰 감동을 받고 클라이언트를 설득해 프로젝트 방향을 완전히 바꾸게 되었다.
이야기인 즉, 오래전에 바다를 매립하는 간척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도중, 한 인부가 거친 조수로 인해 제방 파이프가 느슨해지는 것을 목격했고
댐공사에 차질이 생겨 건설 프로젝트가 모두 실패할 수 있다는 생각에 뛰어들어 온몸으로 구멍을 막았다.
그의 영웅적인 행동은 다른 인부들로 하여금 댐의 안전을 위해 물에 뛰어들도록 용기를 북돋았다.
오늘날 사람들은 그 시대의 어려움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때는 상하이의 식량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도시 청년들이 정부에 의해 징집되어
충밍도(崇明島)를 비롯한 상하이 교외에 농장을 세우고 바다 주변에 땅을 조성하여 식량 생산을 늘렸다.
당시 사람들은 극도로 힘든 조건에서 일했고, 청년들은 국립농장의 준군사조직에 의해 관리되었다.
안전한 식수를 제공하던 급수탑은 그 기관 기숙사 영역의 중심적인 상징이었다.
소비지상주의적인 공간은 어떤 의미에서 사람들에 대한 진실한 기억을 가리고 다소 번지르르한 오늘날의 삶을 과장되게 꾸미는 가면이다.
그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한 디자이너는 급수탑을 절망적인 시기에 영웅적인 행동을 한 모든 ‘보통사람’들을 위한 기념물로 바꾸자고 건축주를 설득했다.
디자이너는 급수탑을 제방의 틈새 구멍이라 설정하고
급수탑 구멍의 누수를 몸으로 막은 영웅적인 사람들을 상징하기 위해 독립된 구조의 나선형 계단을 설계했다. 탑 속의 탑인 셈이다.
디자이너는 사람들의 위대한 행동을 상징하기 위해 금색을 사용했다.
한 세기를 상징하는 100개의 계단은 급수탑 안에 독립된 금탑을 형성하는 지름 50㎝의 금속봉 84개로 만들어졌다.
금탑 하단에는 상하이 지도가 그려져 있고, 각 계단에는 연도가, 금속봉에는 사건 연대기가 기록되어 있으며, 급수탑 저수통 벽면에는 당시 장면을 촬영한 사진 벽화가 있다.
방문객들은 열려있는 급수탑 꼭대기에 올라가 먼 곳을 바라볼 수 있다.
꼭대기의 유리 마감은 유리 자체로 무게를 지탱한다.
당시 서민들에게 물을 공급했던 급수탑이 지금은 보통사람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조명탑이 되었다.
오늘날엔 더 이상 바다를 막아 땅을 얻을 필요는 없지만, 그 때의 영웅적인 행동은 오래도록 기억될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