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Stairs 계단집

Cafe Stairs 계단집

Cafe Stairs 계단집

계단집 중림창고 Cafe Stairs and Jungnim Warehouse

계단집이란 이름이 재밌습니다. 그렇게 부르게 된 이유가 궁금하네요.

건축적으로 가치 있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돌계단이었어요.

하나의 긴 암반을 깎아 만든 계단은, 지금도 귀하지만 건물이 처음 지어진 시기에는 더욱 가치가 있었을 테고요.

그래서 이름을 계단집이라 지었습니다. 혹시 누가 반대할까 싶어 명패까지 미리 만들어 왔어요. (웃음)

작업 방식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건너편 일신교회로 예를 들어 볼게요. 현재의 일신교회 모습을 기억하고자 그걸 똑같이 복사하는 방식이 있는데,

그걸 레플리카(replica) 보존 방식이라고 해요. 핵심은 형태입니다.

모양은 같지만, 소재는 달라질 수 있거든요. 모양과 형태를 복사하면서, 보완할 부분은 보완하는 것이죠.

계단집도 지금 말한 레플리카 보존법으로 접근하신 건가요?

딱 맞는 사례는 아니에요. 레플리카 보존은 원형을 바탕으로 복원하는 작업인데, 이 집은 원형 자체가 남은 게 거의 없었거든요.

자료도 마땅치 않았고. 굳이 말하자면 ‘상상의 레플리카 보존’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상상력을 통해 구조를 복원하고 그 결과물을 복사하는 방식으로 접근했어요.

현장 구조를 세심히 살펴보며 ‘여긴 다다미방으로 쓰였던 것 같은데’ 하는 의구심이

들면 다다미 모듈을 맞춰 보기도 하고, ‘적산가옥이라면 2층에 화장실을 둘 리 없는데’라고 머릿속에 그려 보면서 말이죠.

상상의 레플리카 보존이라는 표현이 재밌네요. 고증은 따로 없었다고 들었는데, 적산가옥이라 판단한 근거는 무엇인가요?

한국과 달리 일본에는 건축화된 가구들이 많은데, 방 곳곳에서 그런 흔적들을 볼 수 있었어요.

2층 벽면에 오목한 공간은 장식물을 놓던 도코노마로 추정돼요.

그 옆에는 이불이나 옷을 보관하는 오시이레의 흔적이 있었고요.

낮은 개구부 높이도 일본 주택의 특징이죠. 벽면에 란마라는 장식용 환기창을 달아 놓기도 하는데 그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어요.

완벽한 고증을 거친 건 아니지만 이런 요소들을 종합해 적산가옥임에 틀림없다고 판단했어요.

리노베이션 작업에 남다른 애착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취향 아닐까 싶어요. 개인적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공간을 볼 때 느끼는 감동도 있지만, 겹겹이 쌓인 역사의 흔적 앞에서 느끼는 감동이 더 큰 편이거든요.

그러다보니 애착이 생기는 지점이 있고, 애착이 생기다보니 여행을 가도 그런 것들에 시선이 머물게 되는 것 같아요.

도어락 대신 열쇠를 사용해 문을 여는 유럽의 생활상 같은 것들. ‘특별한’ 계기는 없습니다.

소장님이 생각하는 ‘재생’이란 무엇인가요?

무조건 다 남기는 걸 재생이라고 보진 않아요. 남길 건 남기고 부족한 것들은 보완하는 일, 그것이 재생이 아닐까 싶습니다.

‘남겨야 해서’ 남기는 것과 역사에 대한 존중을 밑바탕에 두는 건 분명 다르거든요. 전 후자의 태도가 재생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말하고 싶어요.

이번 프로젝트에 임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 궁금합니다.

남길 것에 대한 고민, 그리고 밸런스에요. 계단집은 개인 카페가 아닌 재생 프로젝트 사업이에요.

도시적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었죠. 이는 남길 것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습니다.

우리가 쓰던 걸 남겨 준단 의식은 윤리의 문제기도 하죠.

특정 시기에 잠시 머물다 가는 저로서는 다음 세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공간을 다루는 사람이니까 그런 걸 공간에 풀고자 노력했어요.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