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위 Wuto space
부위 Wuto 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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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토피아 랩은 상하이 징안구(静安區)에 비어 있던 아파트를 부위(不宇)라는 실험 공간으로 개조했다.
디자이너는 전형적인 아파트 배치에서 벗어나,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했다.
그는 세로 벽면을 따라 아파트를 A면과 B면으로 나누었다. A면은 거실, 식당, 주방, 남북 발코니로, B면은 침실 2개와 욕실로 구성된다.
방범문 뒤에는 은색 문이 하나 더 설치됐다. ‘Space-wuto’(작은따옴표)라는 명패가 붙은 이 문 뒤에는 이상적인 생활공간을 보여주는 A면이 있다.
마이크로시멘트로 마감된 거실과 식당은 미술관의 기능을 담당한다.
중앙에는 재활용 해양 플라스틱으로 만든 대형 테이블이 놓였다. 테이블 상판은 바다의 파도처럼 방안에서 부드럽게 물결친다.
창가 쪽에는 발코니가 독립된 공간인 듯 한 층 높은 박스 형태로 자리한다.
커튼이 천천히 올라가면 두루마리처럼 펼쳐진 도시 풍경이 아파트 장식의 일부가 된다.
발코니 양쪽 측면을 따라 이어지는 배관의 다른 끝에는 환기구, 냉장고, 와인장, 커피 머신이 내장된 검은
캐비닛이 있고, 그 뒤에는 완벽히 갖춰지고 섬세하게 설계된 주방이 있다.
주방 동쪽에는 1인용 흡연 구역으로 설계된 북쪽 발코니가 있어 편리하다.
재생된 해양 플라스틱 알갱이가 마이크로시멘트에 섞여 흡연 영역 벽면에서 희미하게 빛난다.
구멍 옆의 문을 열고 B면으로 들어가면 마치 폭우처럼 빛이 쏟아진다.
A면에서 의도되었던 온화함과 느림은 완전히 씻긴다.
영화 <프렌치 디스패치>의 침실에서 영감을 받은 이 방에는 소파만 고요히 놓였다.
소파에서 보이는 아치형 창밖 도시 풍경은 투명하고 초현실적이다. 벽면의 보라색 톤은 쏟아지는 욕망을 상징한다.
소파 뒤에는 유리 진열장이 있는 캐비닛이 있다. 캐비닛 안의 노란 공간은 물질주의를 의미한다.
캐비닛 안 바닥에는 ‘Abyss(심연)’라는 설치물이 있다. 양쪽 벽면의 그림 액자는 비어 있다.
이는 물질주의에 빠진 우리가 사실상 일종의 장식임을 나타낸다. 이 캐비닛은 본질적으로 물질주의의 어항인 것이다.
두 번째 문 뒤의 하얀 욕실은 시집을 보관하는 책장을 겸한다.
욕실 왼쪽의 하얀 커튼이 올라가면 검은 동굴 같은 샤워실이 드러난다.
디자이너는 우리가 몸을 깨끗이 씻으면 수치심과 죄책감을 씻어낼 수 있다고 착각하지만, 내면에 깊이 숨겨진 수치심에 매여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샤워실의 분홍 밧줄은 우리가 자신의 포로임을 상징한다.
아파트나 주거 공간의 틀을 깨고 탄생한 부위(不宇)는 이처럼 몰입형 예술 설치물과 같다.
이 공간을 접한 이들은 처음엔 기이하다 느낄 수 있지만, 머지않아 그 독특함에 매료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