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너시그널 라운지 / InnerSignal休息厅 / InnerSignal Lounge
이너시그널 라운지 / InnerSignal休息厅 / InnerSignal Lounge
2000년대, 일본에서 탄생해 꾸준히 사랑받은 코스메틱 브랜드가 있다. 이너시그널(InnerSignal)이다.
이들은 매장 판매보다 전화 판매에 공들였다. 장기간 사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는 제품 특징을 상세히 설명하는 데 전화가 용이했다.
이게 의외의 결과를 낳았다. 제품을 안내하고 소개하기 위해 시작한 통화가, 어느새 고객의 고민을 듣고 공감하는 대화로 이어진 것.
이에 정기구매 신청자는 꾸준히 늘었고, 진정성 있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2020년, 한국에도 이너시그널이 상륙했다.
‘있는 그대로의 건강한 피부’가 아름다운 피부라는 ‘코스메딕스(Cosmedics, Cosmetic+Medicine, 건장품, 健粧品)’란 발상은 그대로 계승했다.
다만 판매 전략은 수정이 불가피했다. 문화적 배경이 달랐다. ‘한국에서도 통신판매 방식만으로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생겼다.
결국 전화 대신 하나의 공간을 만들어 고객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하도록 수정했다.
브랜드 가치는 계승하되, 문화적 차이를 고려한 전략이 이너시그날 라운지(InnerSignal Lounge)를 탄생시켰다.
수단은 바뀌었지만, 목적은 변함없었다. 브랜드의 이야기를 전하고, 고객과 교감하는 장을 만들자는 마음이다.
플라이밍고(FLYmingo)는 공간이란 백지 위에 하나의 에세이를 작성하기로 마음먹었다. 작문 제목은 만면희색(滿面喜色).
‘얼굴에 가득 찬 기쁜 빛’이란 의미
설계팀은 이것이 이너시그널의 기술력, 철학, 제품효과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사자성어라고 판단했다.
이야기에는 기승전결이 존재한다. 공간에도 구성이 있다. 플라이밍고는 고객의 여정과 일치시키는 것에 중점을 두고 공간 구획 작업에 임했다.
에세이의 목차를 작성하듯, 고객의 동선 하나하나를 구획했다. 한마디로 이너시그널 라운지 각각의 영역을, 이야기에 존재하는 각 장(chapter)으로 인식한 접근이었다.
첫 장은 리셉션. 이야기의 시작을 알리는 공간인 만큼 설계팀은 브랜드 및 공간의 전반적인 배경을 이해하는 일종의 프롤로그처럼 설계했다.
나아가 이곳을 따뜻한 환대의 공간으로 조성하고자 빛을 활용했다. 리셉션 및 대기공간 천장에 바리솔 조명을 설치, 자연스러운 빛을 연출해, 고객들의 시선이 빛을 향하도록 유도했다.
다음 페이지는 피부측정공간 및 파우더룸이다. 이곳에서 이용객은 피부를 감쌌던 메이크업을 지우고, ‘있는 그대로의 피부’를 탐험하는 여정에 돌입한다.
피부 속(Inner)을 들여다보며 자신의 내면(Interior)에 한 걸음 더 다가간다. 서사는 확장된다.
제품 체험을 하고 피부에 생기를 부여하는 케어 공간으로 이동하면서, 이용객의 몰입감은 확장된다.
케어 공간 내부에는 불투명한 아크릴 가벽과 은은한 조명을 설치, 차오르는 빛을 표현했다.
서사의 마무리는 상담 영역이다. 이곳에서 이용객은 이너시그널의 상품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상담도 받는다.
플라이밍고는 휴식공간에 큰 창을 내었다. 쏟아지는 자연광으로 가득한 휴식공간 연출을 통해 생기가 맴도는 고객의 피부를 모사했다.
여정을 마친 이용객들이 차와 다과를 즐기며 편히 쉬는 휴식공간에, 플라이밍고는 “기쁜 빛이 가득한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라는 문장을 공간 언어로 새겨 에세이의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했다.
플라이밍고는 언제나 공간에 담길 시간, 경험, 움직임을 토대로 작업에 임한다.
직접적인 체험이 이루어지는 뷰티케어공간에서 이는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너시그널 라운지에는 이러한 플라이밍고의 정수가 잘 담겨있다.
오프화이트 컬러, 벽돌, 자연스러운 피부의 힘을 표현한 텍스처는 이너시그널을 사용하면서 고객의 얼굴에 빛이 가득해진다는 브랜드 서사를 고스란히 반영했다.
마치 꾸준한 사용이 점진적인 변화로 이어지는 이너시그널의 제품을 은유하는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