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적 럭셔리 하우스란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 있는 이 아담한 2층집에는 가구 수입업자 크레이그 타보-래시드(Craig Tabor-Raeside)와 변호사 크리스티안(Christian)이 함께 산다.
이들이 가장 고심해서 구입한 가구는 아마도 디너 테이블일 것이다.
친구를 자주 초대하는 두 사람은 탁 트인 안락한 거실이나 도시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루프 테라스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길 좋아한다.
[ 로베르토 카발리의 피렌체 저택 , 호화로움에도 철학과 법칙이 필요한걸 보여주는 하우스 ]
크레이그의 회사 크레마(Cre′ma)는 헤이, 톰 딕슨, 비트라 등 유럽 디자인 브랜드들을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수입해 온다.
이 집을 구입한 것은 2006년, 몇 년간 다른 사람에게 임대했다가 최근 리모델링을 거쳐 그만의 스타일로 완성했다.
친구이자 건축 회사에 다니는 크리스 반 니에커크(Chris Van Niekerk)가 좋은 음식과 술자리가 함께하는 ‘따뜻하고 모던한’ 공간을 설계해 주었다.
1980년대에 지어진 건물은 정면의 일부만 보존돼 있고, 나머진 모두 새롭게 레너베이션했다.
건축과 인테리어에 있어서 크리스에게 전권이 주어졌다.
“그의 작업을 정말 좋아해서 굳이 세세한 요구사항을 만들진 않았어요.” 크레이그가 말한다.
“유일한 요청은 이 집과 옆집 사이에 있는 통로에 수직 정원을 만드는 것이었죠.
아무래도 도심 한복판에 살고 있는 터라 정원을 가질 기회가 없기도 했고요.”
건물에 들어서기 전, 환영인사를 하듯 경쾌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밝은 레드 컬러가 눈에 들어온다.
팬톤이 선정한 2015년 컬러인 마샬라(Marsala) 색을 칠한 것으로, 이는 크레이그와 크리스티안이 처음 이 집으로 이사온 해를 기념하는 컬러다.
“역사적으로 이곳은 다채로운 컬러의 집으로 유명해요. 집집마다 모두 다르죠.”
현관 앞에 심은 이국적인 식물 또한 이 집의 대담한 스타일을 강조해 준다.
안으로 들어서면 두 사람의 현대적이고 세련된 감각을 반영하는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구비(Gubi)와 헤이(Hay) 같은 덴마크 브랜드 가구들과 톰 딕슨 조명이 조화롭게 배치돼 있다.
“제가 생각하는 ‘럭셔리’는 희귀한 오브젝트가 아니라 대리석과 가죽, 황동 등 좋은 재료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그들이 아끼는 가구 중에는 노만 체르너(Norman Cherner)가 디자인한 1950년대 오리지널 다이닝 체어가 포함돼 있다.
“트렌드나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되, 쉽게 찾아내기 어려운 제품을 좋아해요.
감각적 럭셔리 하우스란
가장 중요한 건 편안함이죠. 구석구석 우리의 생각을 표현해 놓았어요.”
그렇다면 이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은 어디일까? “주방이에요.
집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곳이자 집의 심장부 같은 곳이죠. 다들 여기서 오래 머물곤 해요.”
거실부터 이어진 창을 통해 싱그러운 녹색빛의 아름다운 수직 정원이 바라다보인다. 이 집이 진정한 ‘도심 속 오아시스’인 이유다.
다이닝 공간의 ‘파운드리’ 테이블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디자이너 그레고르 젠킨(Gregor Jenkin)이 디자인한 것.
월넛 ‘체르너’ 체어는 더 콘란 숍에서 구입했다. 나란히 달린 두 개의 조명 ‘플레인 라운드’와 ‘플레인 트라이앵글’은 모두 톰 딕슨 제품.
주방은 독일 브랜드 블룸(Blum)이 설계했다. 콘크리트로 만든 조리대 하부와 스틸, 화강암으로
이뤄진 상판이 모던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준다. ‘슬랩’ 바 스툴과 ‘스톤’ 마블 펜던트 조명은 모두 톰 딕슨.
게스트 침실에 걸린 종이 책으로 만든 아프리카 지도 모양의 오브제는 로컬 마켓에서 구입했다.
화이트로 꾸민 배스 룸. 벌집무늬 파티션과 작은 화분들이 경쾌함을 더한다.
오붓하게 초록빛을 음미할 수 있는 테라스. 수작업으로 만든 원목 베드 프레임과 블랙 벽면이 강렬한 대비를 이룬다.
침대 위에 걸린 아트워크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산길 사니 패스(Sani Pass)를 표현한 것.
독특한 패턴의 그린 컬러 쿠션은 도쿄 여행에서 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