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리조트 성문안클럽하우스 / HDC度假村 城门洞俱乐部
HDC리조트 성문안클럽하우스 / HDC度假村 城门洞俱乐部
자고로 입경문속(入境問俗)이라 했다. ‘타향에 가면 그 고을 풍속을 물어서 그에 따르라’는 노자의 말씀이다.
성문안클럽하우스는 이 가르침을 겸허하게 잘 따르고 있었다. ‘성문안’은 이 지역의 지명과 삶의 터전의 가치를 고스란히 담아 만들어진 이름이다.
‘풍요의 원천인 달의 정기와 소나무의 청정한 기운’이 가득한 월송리(月松里)에 위치하며, 거대한 두 개의 암벽이 마치 마을을 지키는 문과 같아 ‘성문’이라 불린 고장이다.
성문안CC의 클럽하우스는 ‘Feel the Nature’의 개념으로 인공의 건축물보다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부각시키고,
그 속에 묻혀 어우러질 수 있도록 ‘자연에 조용히 스며드는 공간’으로 기획되었다.
컨트리클럽 자체도 겉으로 두드러지지 않도록 자연의 지세에 맞춰 고즈넉하게 담겨 있어,
‘마음풍경(Mindscape)으로의 초대’라는 성문안의 마음가짐을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컨트리클럽을 찾아온 고객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것은 앞마당 한가운데에 솟아있는 조형물이다.
이 형형색색의 역동적 작품은 성문안클럽하우스가 단지 스포츠시설만이 아니라 리조트타운을 넘어 문화적 치유공간임을 명시하고 있었다.
예술과 건축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상호 공생의 관계이다
건축물도 하나의 조형이고 그 안의 예술품들은 감성적 포인트이다.
분명한 것은 이 공간을 대하는 사용자는 이 모두를 별개가 아닌 하나의 시선으로 본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어느 하나가 나대지 않도록 조율하는 디렉터의 현명한 지침이 우선되어야 하지만,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애니 모리스(Annie Morris)의 옥외 조형물에서 시작하여 안으로 들어가면서 로비 벽면에서는 폴 모리슨(Paul Morrison)의 평면적 그림으로 이어지다,
마지막에는 레스토랑의 천장부에서 마치 설치작품 같은 형식으로 마침표를 찍고 있다.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갸우뚱하는 물음표가 아닌 강한 느낌표를 받고자 하는 간절한 심정으로.
내부의 주재료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퇴적되는 자연의 흔적이 느껴지는 트래버틴 타일이었다.
원래 트래버틴 대리석은 석회암지대의 온천수에 의해 운반된 탄산칼륨 등이 침전되면서 생성된 퇴적암이다.
이 트래버틴 마감은 안팎으로 이어지는 열정적 작품들의 배경 역할을 자임하듯, 묵묵히 제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흑백 또는 원색조의 석재를 썼다면, 아마 이 공간은 보는 이들에게 적지 않은 피로감을 주었을 듯했다.
디자이너 김종호의 나직한 목소리를 닮은 깊은 배려심이 느껴지는 탁월한 택정이었다.
멀리서 바라보니, 드넓은 대지가 있지만 집은 흙 속에 묻히듯 소담하게 놓여있고,
창호들도 그저 하늘을 바라보듯 위를 향해 있다. 곳곳의 출입구들은 크고 작은 정원이나 길 또는 계단과 이어져 있어,
어디가 바깥이고 어디가 안인지 모를 정도로 지극히 자연 융화적인 상생의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대인에게 있어서의 골프는 취미나 운동이 아닌, 짤막한 나들잇길에서 구하는 작은 행복이다.
이 초원 속의 성문안클럽하우스는 몸과 맘으로 느껴지는 정감 어린 평온의 안식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