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미술관 MUSEUM
X 미술관 MUSEUM
요정 마츠코 마츠코 패스트푸드 Ryoutei Matsuko
건축은 욕망에 대한 탐구인 동시에 현실에 대한 표현이다
의욕 기능 장소의 갈등이 점점 증가해가는 이 시대에 명확한 논리와 과정을 통해 평범한 조직들 간의 관계를 도출해 내는 일은 중요하다
우리는 오브제 건축 도시 등 예측할 수 없는 서로 다른 규모의 세계에 숨겨진 단순한 형태들을 끊임없이 찾고 있다
TEMP의 공간에 대한 메시지였다
그리고 TEMP는 X 미술관에서 이를 실현하였다
X 미술관은 그 어떤 관습도 스타일도 사조도 묻어두고 X라는 신기원을 찾아 나선 TEMP의 도전이었다
미국 태생의 한국계 디자이너인 김지호는 어릴 때부터 부모를 따라 미국에서 한국으로 또 이스라엘에서 중국으로 거처를 옮겨 다니며 낯선 문화들에 적응하고 새로운 친구들을 접하며 살아왔다
그리고 그 문화적 유목민이 베이징에서 만난 새 친구의 이름이 바로 X였다
X 미술관은 베이징의 젊은 세대들에게 새로운 문화를 전하는 실험실이자 메카를 낳겠다는 일념으로 기획되었다
하지만 이제 젊은이라는 단어는 단지 연령 문제가 아닌 얼마나 기존과 기성에서 일탈해 스스로 받아들이는 신문화에 대한 자신감에 그 잣대가 있다
민영 미술관들이 전국 각지에서 속출하는 중국 현대미술계이지만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서의 X 미술관의 등장은 베이징은 이제 제2의 고향이다라는 김지호의 천명이었고
신명이 나서 이를 드러내듯 새 친구 이름 X를 미술관의 진입부에 마치 과녁처럼 박아 놓았다
이 상징적 오브제를 시도하는 것은 디자이너는 물론 건축주로서도 결코 받아들이기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건축주인 마이클 수푸 황은 말했다
X 미술관은 단지 내 소장품들을 보여주는 곳이 아니라 창의성과 가능성을 북돋는 예술공간이 되길 바랐다
이에 디자이너가 공간에 획기적인 유연성을 불어넣어 미지를 탐구할 수 있는 창의적 실험의 장이 되기를 요구했을 뿐이다
창과 방패가 한 사람의 손에 쥐어진 순간이었다
그리고 이 X는 실험과 경험이 교차하는 실존으로 등극하였다
내부 공간을 상상하던 디자이너의 첫 번째 질문은 흰색 박스 형태의 전시공간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방법은 없느냐는 것이었다
물론 전시공간에서의 벽과 바닥과 천장은 이곳을 차지할 예술품들을 위한 부수적인 배경임을 부정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그 환경적 밑바탕이 어떤 분위기를 갖느냐에 따라 그 안에 걸리고 놓일 작품들은 그 격을 달리할 것이다
즉 음식의 가치 더 나아가서는 가격이 담기는 그릇에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처럼
김지호가 택한 것은 매우 간단한 논리였다
세울과 쌓을의 조화 즉 layer 켜들의 반복적 겹침에 의한 공간 구성이었고
이 아이디어는 무수한 걸쇠를 낳아 기능적인 해결까지 일순간에 처리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또한 색상도 과감하게 백색을 배제하고 현대도시의 바탕색이라 할 수 있는 암회색으로 결정하였다
이는 현대적 도회미뿐 아니라 전통기와 등에서도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는 감성적 토대였고
벽면을 따라 흐르는 테라코타 마감재의 적용은 적당한 흡수와 반사의 성질을 가진 중성적 질감으로 그 어떤 작품과도 작은 충돌 하나 없이 잘 어울리고 있었다
또 김지호는 공간과 시간의 연관을 중시하기에 이 두 요소의 교차점을 자연스럽게 드리워진 그림자에서 보여주고 있는 듯했다
검이불루화이불치라는 한국의 문화에 대한 사상과
겸양지덕이란 철학적 심성을 가진 아름다운 X가 베이징에 태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