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 웨이브 Seongsu WAVE
성수 웨이브 Seongsu WAVE
우샹샨 치우후역참 Wuxiang Mountain Qiu Hu Station
서울 성수동의 골목 사이, 벽돌로 쌓은 이 건물의 측면에는 물결 모양의 곡선이 흐른다.
반듯하고 무거운 벽돌로 만들어낸 부드러운 곡선은 파도가 일렁이는 것처럼 유려하고 아름답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의 정수는 오랜 세월 주변에 자리한 건물들과 어우러져 동네의 정체성을 지켜냈다는 점에 있다.
성수동은 1980년대부터 급격하게 늘어난 서울 인구를 수용하기 위한 건물이 필요했다.
건물과 건물 사이는 좁아지고, 단층 주택 대신 지하와 반지하까지 내려가 입체적으로 구성하게 되었다.
지금에 이르러선 이 ‘가로’의 풍경이 단조롭지 않고 다차원적인 동네의 분위기를 조성하며 좁은 도로 폭, 붉은 벽돌 외장과 함께 성수동의 정체성이 되었다.
성수 웨이브는 서울 성수동의 오래된 다가구 주택을 상업 공간으로 탈바꿈한 프로젝트다.
한쪽에서 오랜 세월을 머금은 성수동의 변화를 두고 지나친 상업화를 우려하기도 하지만
제이와이 아키텍츠(JYA-RCHITECTS)는 지역과 골목의 정체성은 유지하면서도 이웃한 주거 건물들과 공존하는 것을 고민의 지점으로 삼았다.
방식은 크게 두 가지였다. 외장과 창. 상업 건물로서 내부에 개방감이 느껴지도록 커다란 크기의 창과 유리가 필요했지만
이웃해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과의 불편함을 초래할 수밖에 없었다.
설계팀은 이중 외피와 같은 방식으로 내부에서 유리가 주는 투명함과 개방감은 만들되, 외부의 시각적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는 외피를 한 켜 더 구성했다.
그 외피는 옆집과의 시선은 차단해주면서, 하늘을 향해서 열릴 수 있도록 곡면 형태로 만들어져, 두 개의 서로 다른 기능적 요구를 충족하고자 했다.
외장을 위한 재료로 자연스럽게 붉은 벽돌을 사용했다. 오랜 세월 성수동을 정의하고 있는 재료이기도 하고, 법적으로도 규정되어 있었다.
성수동의 건물들이 가지고 있는 규모를 고려해, 벽돌이라는 하나의 재료를 사용하지만
쌓는 방식과 곡면을 통해 시각적으로 느껴지는 규모가 한 개 층을 넘지 않도록 전체 매스를 분절시키고자 했다.
벽돌을 통해 곡면을 만드는 것은 물리적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과 고민이 필요했다.
그로 인해 벽체가 중간중간 분리되어 벽돌의 하중이 기초로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별도 구조체를 통해 공중에서 매달려 있어야 했기 때문에 구조적으로도 어려운 과제였다.
건식 시공방식으로 곡면을 구현하기로 했다. 곡면부 처리를 위해 3차원 시뮬레이션을 통해 각도에 따라 환봉을 모두 확인 후 현장 시공을 진행했다.
그럼에도 현장에서의 오차가 있었고, 완성을 위해서 현장 작업자들의 많은 노고가 동반되었다.
평면적으로는 상가 건물로서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계단실을 옮기고 주 사용 공간을 곡면 벽에 접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수정을 거쳤다.
이 곡면 벽과 이웃해 통창에 테라스나 조경을 설치해, 외부에서 보이지 않는 내부 개방감과 활동성을 조성하고자 했다.
도시에 쌓여 있는 오랜 시간의 흔적이 얽히고설켜 있는 성수동. 제이와이 아키텍츠는 이곳 성수동의 정체성을 존중하는 방식을 취했다.
성수 웨이브는 골목에 자리한 주택들을 보전하며, 동네를 대변하는 붉은 벽돌을 변형시키며 새롭게 탄생했다.
이 붉은색의 건물 내부에 채워진 새로운 프로그램은 동네에 또 다른 활기를 불러오며, 한 겹의 이야기를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