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과 유동성의 개념을 나타내는 TS댄스스튜디오

다양성과 유동성의 개념을 나타내는 TS댄스스튜디오

다양성과 유동성의 개념을 나타내는 TS댄스스튜디오

제철 해산물로 이색적인 요리에 샴페인을 더하는 하버

수많은 파장의 빛이 중첩되어 우리에게 도달하는 빛.

스펙트럼은 서로 다른 색을 내는 파장에 따라 빛을 배열한 것으로, 다양하면서도 연속적인 양상을 보이는 경우를 빗대어 쓰이기도 한다.

일련의 움직임으로 이루어지는 춤. 걷고 뛰고 앉았다 일어서는 우리 삶의 모든 동작이 모여 연속적으로 이어지면, 그 또한 하나의 춤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처럼 다양성과 유동성의 개념을 나타내는 방식에서 춤은 스펙트럼과 궤를 같이한다.

설계팀은 춤과 스펙트럼의 접점에서 착안한 디자인 요소를 TS댄스스튜디오에 적용했다.

다양성을 상징하는 보라색 네온사인, 빛을 반사하는 마감재, 가변적인 공간 구획은 사람들의 움직임을 강조하고, 몰입감 높은 환경을 조성한다.

춤추는 이들의 고유한 개성과 시선, 움직임이 자유롭게 펼쳐지도록 돕는 요소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이곳에선 춤을 추는 곳이 곧 무대가 된다.

화이트 에폭시 바닥, 서스로 마감한 벽과 가구 등 홀에서 사용된 대부분의 소재는 빛을 반사한다.

단순히 조명의 빛을 그대로 비추는 것이 아닌, 빛의 파장에 따라 다양한 색이 나타나고, 물결이 흐르는 듯한 효과를 연출한다.

벽면의 빛기둥과 천장 네온사인은 조명으로 역할하며, 공간에 유려한 리듬감을 선사한다.

점진적인 리듬감의 벽면 빛과 반사되는 소재의 조합은 공간의 형태를 재해석하고, 다채로운 무대 분위기를 연출한다.

반사하는 소재 외에는 블랙으로 눌러 빛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의도했다.

댄스홀은 춤추는 사람의 모습이 강조될 수 있도록 가장 단순하고 기능적인 공간으로 계획했다.

특히 바닥 마찰에 유리한 댄스플로어를 설치해 부상에 대비했다.

연습실 내부의 벽체는 춤의 디테일을 확인할 수 있도록 홀의 블랙과 상반되는 화이트로 마감했다.

개방된 유리벽은 공간감을 확장하고, 밖에서도 홀 내부 모습을 투명하게 볼 수 있어 외부 사람들의 시선과 관심을 이끈다.

공간은 물리적으로 고정된 형태를 지니지만, 춤은 시간의 예술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개되며 추는 사람의 순간에 따라 자유롭게 표현된다.

이곳에서 시시각각 달라지는 조명 빛은 몸의 다양한 움직임을 통해 표현하는 춤의 특성과 연결할 수 있다.

설계팀은 춤이 가지고 있는 역동성과 파장을 공간 언어로 치환하여, 끊임없이 변화하는 댄서의 에너지가 흐르는 공간을 완성했다.

비트겐슈타인은 ‘언어의 한계는 세계의 한계’라고 말했다

우리가 사용하는 디자인 언어는 클라이언트의 삶이 만들어낸 언어의 세계로부터 시작되는 의존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상대방을 관찰하고 그들의 표현을 이해하려고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댄스스튜디오라는 프로젝트가 주어졌을 때 우리는 고정된 형태를 만들면서도 고정되지 않고 변화하는 대상을 기존과 다르게 담아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물랭루즈를 사랑한 화가 툴루즈 로트렉(Toulouse-Lautrec)은 파리의 예술인들이 모인 공간 속 인물의 사실적인 개성을 화폭에 담아내 시대의 초상화를 그렸다고 평가받는다.

화려한 무대에서 댄서가 전달하는 춤의 언어는 로트렉의 삶과 만나 그만의 시각적 언어로 치환되었다.

그의 문장은 시대와 양식에 얽매이지 않고, 관찰하는 인물에게 필요한 수단이라면 자유롭게 차용했다.

그렇게 각자가 가진 삶의 언어적 만남은 수 세기를 뛰어넘는 20세기 그래픽 디자인의 등장을 야기했다.

클라이언트가 말하는 생동하는 장면은 순간의 속기로 반복해서 담아야 했고,

로트렉이 표현한 소묘라는 방식은 우리에게 프로젝트를 풀어갈 수 있는 힌트를 주었다.

캔버스에 표현하는 선의 율동은 공간의 배경을 무채색으로 만들어, 인물이 움직이는 선을 놓치지 않고 관찰자의 눈에 담아질 수 있도록 했다.

동시에 시시각각 변화하는 동작들은 거울이 아닌 반사되는 마감재를 통해 형태의 왜곡을 포착하여,

움직이는 주체에게, 그리고 관찰자 모두에게 새로운 자극이 되도록 구성했다.

관심과 관찰로 풀어낸 우리의 어법은 제한된 공간 안에서 디테일한 변화를 주어 구조의 리듬을 만든다.

그리고 색채와 형태의 변주로 주제에 따라 다른 분위기를 발현하도록 했다.

각자의 한계 안에서 서로의 언어적 관용으로 만들어낸 형태의 변주는 우리가 또 다른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인식의 창을 열어줄 것이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