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곳곳에 깊숙이 자리 잡은 카페 공간

일상 곳곳에 깊숙이 자리 잡은 카페 공간

일상 곳곳에 깊숙이 자리 잡은 카페 공간

해변에 떠 있는 정자

단순히 커피를 즐기고, 타인과 관계 맺는 장소를 넘어 새로운 경험의 공간으로 확장하고 있다.

변화를 좇기 급급한 이 흐름에서 저마다 고유한 정체성과 이미지를 구축한 디자인으로 차별성을 얻고자 하지만, 때로는 본질에 집중한 공간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연희동 한적한 주택가 사이, 주변 환경과 자연스레 어우러진 본지르르 연희는 본지르르의 두 번째 공간이다.

‘본질’과 ‘번지르르’의 합성어로 이루어진 이름처럼 겉만 번지르르한 게 아닌 공간의 본질에도 집중하는 것이 그들 브랜드 철학이다.

본지르르가 생각하는 카페의 본질은 무엇일까.

맛있는 빵과 음료를 마시고, 대화를 나누고, 조용히 자기의 일에 집중하거나 일상의 분주함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편안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 과한 콘셉트는 피로했다.

설계팀 셰르파는 본지르르가 생각하는 카페의 본질을 담고자 무언갈 더하기보다 덜어내기를 택했다.

인위적인 것을 최대한 배제하고 공간의 개성을 최소화하여, 방문자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다.

건물의 기존 요소인 적벽돌을 그대로 수용해, 지난 세월의 흔적과 본연의 아름다움을 남겨두었다.

대부분의 마감재로 무늬목을 사용해, 튀는 화려함보다 공간의 본질에 집중하는 의미를 담았다.

채광을 최대한 받아들이는 구조로 평면을 구성했다. 바깥에서 내부로 유입되는 빛을 그대로 끌어안은 공간에는 나른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감돈다.

연희동의 전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위치는 밝은 채광과 함께 사색의 경험을 열어준다.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서로 다른 분위기를 연결하는 공간의 허리 역할을 한다.

계단은 외부 마감재인 포천석을 사용해 기존 건물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이는 새로운 것과 기존의 것이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관계성과 ‘본질’에 초점을 맞추되 ‘번지르르’한 미감을 놓지 않은 완벽한 예시이다.

다양한 위치에 배치된 가구 또한 이곳에서 편안함을 느끼게 해주는 요소다. 소파에서 바 의자까지 누군가의 편안한 집에 초대된 듯한 안락함을 선사한다.

이는 커피를 즐기고 쉬고 대화하며 나누는 필수적인 카페의 요소에 집중하도록 만든다.

본지르르 연희는 세상의 소음에서 잠시 벗어나 방해받지 않고 속도를 늦추고 그 순간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끊임없는 욕구와 자극이 이어지는 과잉의 시대. 이곳은 때때로 적은 것이 더 많고, 변화의 흐름 속에서도 지켜야 하는 본질에 대해 상기시킨다.

본지르르 연희점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당시, 소비되는 카페 문화에 있어서 고민했다. 쉽게 생겨나고, 사라지고, 잊히는 궤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더 개념적인 공간과 자극적인 이미지와 마케팅이 은연중에 많은 사람에게 불편함과 피곤함을 초래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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