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마니의 하우스 ,스위스 생 모리츠에 자리한 패션계의 거장 아르마니의 은신처

아르마니의 하우스 ;광택이 있는 마호가니 나무 대들보와 기둥이 정갈한 분위기를 풍기는 거실에서 북극곰 한 마리가 춤추고 있다.

자연사한 실제 곰을 박제한 것으로 친구로부터 받은 선물이다. 가죽을 넉넉히 쓴 안락의자에 편안히 앉은 조르지오 아르마니.

“이 집은 휴일을 먼 타국에서 쾌적하게 보내기 위해 지은 것입니다. 모든 공간은 편안한 휴식에 몰두할 수 있도록 만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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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위까지 뻥 뚫린 통창의 바깥 풍경은 알프스산맥, 풍경이 압권인 거실엔 작품

하나 걸지 않았다. 마호가니 나무로 만든 테이블 댄싱(Dancing),

애초부터 산장에 놓을 것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한 소파 엥가딘(Engadin),

경직된 듯한 프레임인데 앉으면 가죽에 푹 파묻혀 매우 편안한 안락의자 시드니(Sidney)는 모두 Armani Casa.

대칭 레이아웃이 아름다운 침실에는 벽난로가 놓여 있다. 난로 양쪽에 일본 장인의 장롱과 조명을 두었다. 하얀 안락 의자 에섹스 스몰(Essex Small)은 Armani Casa.

계단은 지하층부터 2층까지 이어진다. 계단 주위에 배치한 미닫이문 장식의 프레임은 간접 조명으로 은은하게 빛난다.

아르마니의 하우스

그물 모양의 섬유로 덮인 오닉스 조명의 효과로 복도에서 일본풍이 강하게 느껴진다.

스위스 그라우뷘덴 주에서도 경치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말로야 지역의 생 모리츠는

원래 알프스의 전통적인 시골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던 산골 마을이었다.

아르마니가 구입한 집도 17세기에 지은 가옥으로 집 옆에 건초더미가 쌓인 뜰과 오두막집까지 포함하는 넓은 부지였다.

“원래 가옥은 침실 하나, 작은 방 하나뿐이지만 놀랄 만큼 훤히 트인 천장이 굉장히 마음에 들더군요.

집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리빙 룸으로 개조했고, 건물 구조를 튼튼하게 해 주는 대들보를 세웠습니다.

덕분에 아주 드라마틱한 결과가 나왔지요.” 아르마니가 자신이 살아온 인생만큼 세련되고 관능적인 집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하기 시작했다.

산장의 외관은 스위스의 전통적인 건축양식을 존중해 특별히 조색한 회반죽을 사용했고 전통적인 문양들을 새겨넣었다.

외관은 상당히 유럽풍에 가깝지만 내부는 완전히 다른 풍경으로 꾸며져 기막힌 대조를 이룬다.

아르마니는 실내를 디자인할 때 두 가지 영감을 기본으로 집을 그려 나갔다고 한다.

“하나는 고전적인 일본의 산장이고 하나는 20세기 초 미국에서 활동한 루돌프 신들러(Rudolf Schindler)의 작품입니다.

그는 복잡하면서도 절제된 스타일로 교차하는 직선을 예민하게 썼어요. 건축물과 주변 경관의 밸런스를 매우 중시하기도 했죠.”

신들러는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제자로 1920년대에 일본 가옥 스타일을 미국으로 들여와 담담하고 정제된 주택을 지었던 건축가다.

아르마니가 전통적인 스위스 민가의 외관을 그대로 유지하되 내부에 일본 가옥을

연상케 하는 요소를 융합시킨 것은 신들러에게 크게 영향을 받았다는 증거다.

거실로 연결되는 각 방들은 좁은 복도로 이뤄져 있고 촘촘한 격자가 있는 미닫이문을 붙였다.

집 중앙에 있는 계단은 오래된 일본 료칸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재료들은 나무 대신

신소재를 채택해, 간접 조명이 비추는 저녁이 되면 묘하게 SF영화 세트장 같은 분위기가 나기도 한다.

오피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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