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치과 장소에 대한 감각은 미세한 알아차림에서 온다

퍼스트 치과 장소에 대한 감각은 미세한 알아차림에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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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치과 장소에 대한 감각은 미세한 알아차림에서 온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의 각도, 목재 표면에서 느껴지는 나뭇결, 공간에 퍼져 있는 은은한 향.

공간 디자인은 이런 디테일들로 비로소 완성되고, 결국은 그것들이 모여 분위기를 조성한다.

정신 건강 전문가인 에스더 스턴버그(Esther Sternburg)는 그의 책 《힐링 스페이스: 나를 치 유하는 공간의 심리학》에서 “주변 공간에 신경 쓰지 않고 하루하루를 바쁘고 정신없이 보내기보다는,

시간을 조금씩 내어 이 세상에서 우리가 있는 장소와 그 장소가 우리 내면에서 차지하는 자리를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방문한 공간에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안락함을 느끼게 된다면, 그 디자인은 그저 눈으로 보이는 것을 넘어 공간이 분명히 갖춰야 할 순기능까지도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anotherDstudio의 이번 프로젝트 ‘퍼스트 치과’는 한 클라이언트와의 세 번째 작업이다.

5년 전 처음 만나 치과 프로젝트를 디자인했고, 이후 클라이언트의 주거공간 설계를 맡기도 했다.

오래도록 이어진 인연은 서로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해주었고, 그에 대한 배려가 공간 디자인에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함께하는 세 번째 프로젝트이니만큼 설계팀은 클라이언트의 취향과 배경을 명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치과를 운영하는 클라이언트는 과거 공학도였는데, 이후 치의대를 졸업하고 치과의가 됐다.

이런 배경 때문인지 퍼스트 치과는 공학적 지식이 필요한 3D프린터를 사용해 직접 임플란트를 제작하고 있다.

또한 클라이언트는 세상의 풍경을 축소모형으로 만드는 디오라마처럼, 손으로 만지고 섬세하게 조립하는 활동을 즐겨한다.

설계팀은 이런 클라이언트의 배경과 취향에서 접점을 찾았고, 이를 기반으로 ‘조형공간’이라는 언어를 통해 디자인 콘셉트를 풀어나갔다.

사실 병원이라는 공간은 디자인보다 기능에 방점이 찍혀야 하는 곳이다.

병원내 동선 그리고 청결

병원 내 프로그램 에 맞게 동선과 구획의 배치가 정확히 이루어져야 하고, 청결과 관련된 이슈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런 면에 있어 디자인적으로 물러나야 할 부분이 있다면 타협을 해야 하는 상황이 찾아오기도 한다.

설계팀은 진료공간과 원장실, 수술실 등 기능이 우선시되어야 할 공간에는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하되, 대기공간에서만큼은 설계팀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클라이언트를 설득했다.

디자인 콘셉트는 주어진 공간 구조를 분해해 그것들을 조형적인 언어로 풀어나가는 과정에 가까웠다.

분해된 요소들은 다각기둥, 원기둥, 곡면, 육면체 등 조형을 이루는 기본 단위들로 나누어졌다.

설계팀은 이 조형들을 가지고 블록쌓기를 하듯 한 구획 한 구획 정성들여 조립해나갔다.

그중 특별히 눈여겨볼 부분은 ‘조립’이라는 취향에서 파생된 디자인답게 공간 곳곳에 놓인 조형요소들이 서로 결합된 형태를 띠고 있다는 점이다.

곡면의 조형물에 사각형 박스가 푹 박혀있는 모양이라든지, J자 형태의 곡면에 원형 거울을 끼워 넣는다든지 하는 재치 있는 디테일들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전체적인 공간 콘셉트를 이해하도록 돕고 즐거움을 준다.

anotherDstudio는 누군가의 시간과 취향이 묻어나는 공간 작업이 좋다고 이야기한다.

그저 새로운 공간을 탄생시켰다는 개념보다도 하나의 의미 있는 스토리를 기반으로 세운 공간, 그 안에 머무는 사람들이 오랫동안 또 다른 시간으로 채워나갈 수 있는 곳.

그런 곳에서 가치가 만들어지는 것이라 믿는다고. 이번 프로젝트인 퍼스트 치과 또한 클라이언트가 갖고 있는 과거의 시간들을 잘 배합한 현장임과 동시에 앞으로의 시간도 촘촘히 채워나갈 수 있는 누군가의 안식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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