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같은 집 , 쟈딕 앤 볼테르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파리 아파트

미술관 같은 집 ;이 아파트는 원래 19세기 파리의 도시 계회을 주도한 오스망 남작 시절에 지은 ‘독신용’ 스튜디오였어요.

이 공간의 역사적 특성과 내가 원하는 스타일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했죠.

벽은 모두 흰색으로 칠하는 대신 천장의 프레스코화는 그대로 두는 식이었어요.

[ 아르마니의 하우스 ,스위스 생 모리츠에 자리한 패션계의 거장 아르마니의 은신처 ]

그녀가 이끄는 패션 브랜드 쟈딕 앤 볼테르와 마찬가지로 여러 스타일이 결합돼 있는 이 집을

데커레이션할 때 세실리아 본스트롬(Cecilia Bonstrom)이 생각했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부조화의 조화’다.

전체적으로 열린 구조를 지향하는 집은 드넓은 거실부터 부엌까지 이어지도록 디자인했는데,

대신 유리벽을 세워 공간을 구분했고 드문드문 세운 기둥은 벽돌이 그대로 튀어나와

있거나 마감재를 입히지 않는 방식으로 장식적인 요소로 활용했다.

쟈딕 앤 볼테르의 창립자로, 어시스턴트 디자이너였던 세실리아를 만나 극적인 사랑에 빠진 후

현재까지 동반자로 지내고 있는 티에리 질리에(Thierry Gillier)는 이 집을 꾸밀 때 “어디 부족한 부분은 없을까?”라는 질문을 달고 살았다.

그만큼 집은 두 크리에이터가 자신들이 좋아하는 모든 것을 담기 위해 애쓴 곳이다.

이 집의 조화는 부부의 손에서 탄생했을지 몰라도 집을 장식한 재료는 전 세계 곳곳의, 시대도 스타일도 다른 작가들의 몫이었다.

이 아파트에는 수십 점의 아트피스가 마치 갤러리처럼 곳곳에 놓여 있는데,

작품들 사이의 연결고리는 아무것도 없다고 말할 정도로 취향이 다양하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늘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다니엘 피르망의 여자 조각상,

벽에 걸린 루돌프 스팅겔과 웨이드 가이튼의 작품이 차례로 보인다.

세실리아의 침실에는 크리스토퍼 울, 데미언 허스트, 바스키아의 작품으로 채워져 있다.

세 아들의 놀이방에는 남아메리카 작가 다리오 에스코바르의 ‘축구에 대한’이란 설치미술

작품을(아이들의 키가 닿지 않도록 높이) 붙여 놓았고, 계단 벽에는 필립 레이의 ‘르 프뇌(‘타이어’라는 뜻)’를 걸었다.

작품이 가구들과 잘 어우러지도록 나머지 요소는 최소한으로 배제해 아무것도 채우지 않은 빈 공간을 꽤 많이 할애했다.

미술관 같은 집

마치 큐레이터처럼 작품을 집 안에 멋지게 매치하는 방법을 물으니,

네 명의 아이(그중에서도 세 명이 사내아이)와 함께 사는 부부는 “감각이라기보단 작품이

잡동사니처럼 보이지 않도록 해 주는 기본적인 정리정돈”이라고 웃으며 답한다.

평소에 내가 실버 주얼리나 프린트가 많은 스카프를 좋아한다는 걸 아는 사람들은 이 집이 너무 내추럴하다고 생각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침실에는 심플하게 베드만 놓여 있는 게 아트 작품과 잘 어울리죠.

다만 너무 미술관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사이즈가 큰 액자는 바닥에 놓았습니다.

거실에는 내가 태어난 곳인 스웨덴 풍으로 나무 결을 살린 마루가 부엌까지 이어지는데

장 프루베의 의자, 부홀렉 형제의 램프, 샤를로트 페리앙의 테이블 등 간결한 디자인을 추구한 디자이너들의 가구를 배치했어요.

전체적으로 아트피스와 가구 컬렉션 외엔 무채색 일색인 이 집에서 유일하게 호화로운 공간은 욕실이다.

독특하게도 집 구조상 한복판에 자리한 욕실은 실제로도 세실리아가 가장 아끼는 휴식 공간이다.

침실에 딸려 있지 않고 완벽히 독립된 공간이며 세실리아가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는 완벽한 ‘스트레스-프리’

공간이라는 부연 설명까지 한다. 카라카타 대리석으로 만든 거대한 욕조는 원래

이 집에 있었던 스테인드글라스와 어우러지면서 성스러운 느낌마저 준다.

오피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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